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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25-10-21 22:24 조회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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섞어 받았다. 수 지금까지 간다. 처음이었다. 을서울 홍제동과 홍은동 골목길을 걸을 때면 오래전 기억이 바람처럼 스쳐 간다. 첫 조리복을 입고 부끄럽지 않게 서 있던 젊은 날의 자부심이 이곳에 남아있다. 시간은 흘렀지만, 여전히 음식은 그 시절의 추억을 가장 선명하게 불러낸다. ‘미담한상’의 보리굴비는 그렇게 과거와 현재를 잇는 다리처럼 내 앞에 놓여 있다.





미담한상



◆홍제동 미담한상

홍제동에 있는 대학교의 겸임교수가 된 지 반년이 다 돼 간다. 점심시간이면 대학에서 홍제역으로 슬슬 내려와 근처 중국 요릿집, 야마토2게임
경양식집, 김치찌개집 등을 탐방하는 꽤 즐거운 교수 생활을 하고 있다. 홍제동과 이웃한 홍은동 스위스 그랜드 호텔(옛 그랜드 힐튼 호텔)에 두 달간 처음으로 현장 실습을 나갔었기에 추억을 회상하기에 참 좋은 동네다. 그 당시에 호텔 조리복을 입고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자부심이 가득했었다. 일 끝나고 선배들과 소스가 진득한 탕수육이 인상 깊었던 중국실적주
요릿집을 자주 들렀는데 지금은 카센터로 바뀌어 있다. 직업이 요리사다 보니 예전 추억을 회상하기엔 음식만 한 것이 없다. 음식은 기억의 책갈피다.

대학에서 작은 행사를 진행했다. 2026년에 열리는 요리월드컵에 출전하려는 선수들의 기량을 살펴보기 위해 마련한 교내 선발전은 성황리에 끝이 났다. 행사가 끝나고 찾은 미오리지날황금성
담한상은 요즘엔 보기 힘든 음식의 열정이 가득한 음식점으로, 주말 점심시간에는 발 디딜 틈 없이 만석이다. 가족 단위 손님들이 한 상 가득한 음식들을 보며 즐겁게 식사를 하고 있다. 미담한상엔 메뉴가 다양하다. 기본적으로 보리굴비나 게장, 더덕 제육 같은 단품 정식을 판매하고 있고, 그 메뉴들을 엮어 스페셜 정식도 맛볼 수 있게 구성을 알차게 짜놓았다. 좋야마토게임다운
은 날인지라 스페셜 세트 메뉴를 주문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린다. 음식이 나오길 기다리는 시간은 정말 행복하다. 급하지 않은 여유로움 속에서 듣는 사람들의 도란거리는 대화 소리, 집기의 달그락거리는 소리는 음식이 나오기 전에 들을 수 있는 행복한 전주곡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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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담한상 외관



곧 음식이 테이블 가득 한 상 차려졌다. 사진에 담기지 않을 정도로 가득 차려진 한 상에 나도 모르게 감탄이 흘러나온다. 음식 하나하나에서 범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진다. 기름에 번들거리는 반찬들은 절로 식욕을 돋우는 느낌이다. 하나하나 깐 꼬막에는 가게에서 직접 만들어 판매하는 들기름이 가득 뿌려졌다. 다른 음식들의 향들을 장악하는 그 들기름의 패기는 가히 최고 아닐까 싶다. 그윽한 향을 느끼며 꼬막을 한 수저 가득 입에 넣어본다. 입안에 퍼지는 꼬막의 단맛, 들기름의 고소함이 절로 미소 짓게 한다. 빠르게 간장게장으로 눈길을 돌려본다. 게장의 달큰한 감칠맛과 녹진한 텍스처는 과식을 불러일으키는 ‘죄악’이다. 하지만 그 맛에 빠져들어 행복해하는 나를 돌아보면, 게장은 또한 죄의식을 잊게 만드는 반찬이다.





간장게장



제육볶음에는 더덕이 함께 들어있다. 고기와 더불어 향긋하게 씹히는 더덕을 먹는 순간, 이 음식들이 단순히 메뉴의 가짓수를 채우기 위한 요리가 아니라 열정과 방향성을 가지고 장사를 하는 사장의 가치관을 느낄 수 있었다. 솥밥의 밥을 걷어내고 솥에 녹차 물을 부었다. 따끈하게 올라오는 녹차 누룽지에 보리굴비를 얹어 한 입 먹어본다. 꼬들꼬들하게 말린 굴비 살이 녹차, 누룽지 향과 어우러져 순간 다른 접시들의 맛을 잊게 한다. 보리굴비를 많이 먹어보진 않았지만 예전 유명하다는 곳에서 비린 맛의 보리굴비를 먹어본 적이 있는지라 이곳의 보리굴비가 훌륭하다는 것 정도는 충분히 알 수 있다. 오늘의 주역은 바로 이 보리굴비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한 상 음식이 나오고도 반찬은 추가 셀프 코너가 있어서 편하게 더 가져다 먹을 수 있다. 반찬들 또한 굉장히 준수하기에 젓가락을 멈출 수가 없다. 미담한식의 푸짐한 메뉴들은 한 입씩만 먹어봐도 배가 부를 정도로 푸짐하다. 주메뉴마다 스토리와 가치관이 담겨 있었고 맛이 정말 훌륭하다. 다소 가격이 높다 볼 수 있지만 이런 정성이라면 충분히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보리굴비



◆보리굴비

보리굴비에 사용하는 조기는 우리에게 참 친숙한 식재료다. 예전 시장 생선가게에는 한쪽 구석에 새끼줄에 돌돌 말려 있는 생선들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어릴 적 학교에서 돌아올 때 집 부엌에 가득했던 조기 생선 굽는 냄새는 종종 느낄 수 있는 사치였다. 고소하고 담백한 조기는 크기에 비해 살이 많은 편이다. 가시도 많지 않아 발라먹기도 참 좋다. 생선 자체가 가지고 있는 적절한 짠맛은 식욕을 돋우기 충분하다.

보리굴비는 조선시대부터 전해 내려온 전통 음식으로, 서해안에서 잡은 굴비를 보리에 묻어 저장하던 방식에서 유래했다. 보리의 은은한 향과 습기가 굴비의 염도를 낮추고 풍미를 깊게 만들어, 다른 어떤 건어물과도 차별화된 맛을 낸다. 잘 말린 보리굴비는 찬물에 불려 구워내면 특유의 쫄깃한 식감과 담백한 감칠맛이 살아나는데 보리와 함께 보관하면서 생긴 숙성미는 술안주로도 훌륭하고, 따뜻한 밥과 함께 먹으면 최고의 별미가 된다.







조기를 올린 앤초비 파스타




■조기를 올린 안초비 파스타 만들기

<재료> 조기살 100g, 다진 안초비 5g, 삶은 스파게티면 150g, 그라나 파다노 치즈 10g, 마늘 2톨, 간마늘 1작은술, 면수 150mL, 버터 1큰술,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 15mL, 다진 파슬리 약간, 후추 약간.

<만들기> ① 팬에 버터를 두르고 슬라이스한 편마늘을 익힌다. ② 마늘에 향이 올라오면 조기살을 구워준다. ③ 다진 마늘과 안초비를 넣어 볶은 뒤 조기 살은 꺼내 따로 빼준다. ④ 면수를 넣은 뒤 면을 넣고 버무려 준다. ⑤ 그라나 파다노 치즈를 뿌려 농도를 잡고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을 뿌려준다. ⑥ 다진 파슬리와 후추를 뿌려 마무리한다.

 
김동기 다이닝주연 오너 셰프 payche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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