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알리스로 시작하는 내일의 활력
페이지 정보
작성자 작성일25-12-02 20:26 조회4회 댓글0건관련링크
-
http://94.cia756.net
2회 연결
-
http://77.cia169.net
2회 연결
본문
바로가기 go !! 바로가기 go !!
시알리스로 시작하는 내일의 활력
인생의 질은 순간순간의 선택으로 결정됩니다. 특히 중년 이후 남성에게 있어 지금의 선택은 내일의 활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됩니다. 많은 남성들이 말없이 감당하고 있는 발기부전 혹은 성기능 저하 문제는 단순한 생리적 변화가 아니라, 삶의 에너지와 정체성, 나아가 부부 관계에까지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입니다.
그런데 이처럼 중요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부끄러움, 자책, 혹은 무관심 속에 외면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야기합니다. 성기능 문제는 숨길 일이 아니라 관리할 건강 문제다라고. 그리고 그 해결의 중심에는 바로 시알리스Cialis가 있습니다.
시알리스는 발기부전 치료제로 잘 알려져 있으며, PDE5 억제제 계열의 약물로 분류됩니다. 주성분인 타달라필Tadalafil은 음경 내 평활근을 이완시켜 혈류를 증가시키고, 이를 통해 자연스러운 발기를 유도합니다. 이 약물의 가장 큰 장점은 작용 지속 시간이 무려 36시간에 이른다는 점입니다. 이는 단순히 약효가 오래간다는 의미를 넘어, 심리적 여유를 가능케 하는 중요한 특징입니다.
성관계를 특정 시간에 맞춰 준비할 필요 없이 자연스럽고 계획 없이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점은 많은 사용자들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시알리스는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주말 약이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지금 선택해야 할까요? 성기능 문제는 단순히 방치한다고 해서 저절로 해결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시간이 지나며 악화되거나, 관계에 미치는 정서적 거리감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남성의 발기력은 혈관 건강과 직결되어 있으며, 이는 곧 전신 건강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실제로 발기부전은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심혈관 질환의 전조 증상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따라서 시알리스를 단순한 성기능 개선제로 보지 않고, 전반적인 건강 관리의 도구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알리스는 하루에 한 번 복용하는 저용량 요법도 가능합니다. 2.5mg 또는 5mg의 저용량을 매일 복용하면, 매번 약을 복용해야 하는 부담 없이 성기능이 항상 준비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는 특히 부부 관계의 안정성과 만족도를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더 나아가 시알리스는 전립선비대증으로 인한 배뇨 문제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타달라필은 전립선과 방광의 평활근을 이완시켜 빈뇨, 야간뇨, 잔뇨감 등의 증상을 완화시키는 데도 도움을 줍니다. 성기능과 배뇨 기능 개선이라는 두 가지 목적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알리스는 중장년 남성에게 매우 효율적인 선택입니다.
실제 사용자들의 후기를 살펴보면 시알리스를 복용한 후 자신감이 회복되고, 관계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며, 전반적인 삶의 질이 개선되었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예전처럼 당당해졌다, 아내와의 관계가 회복되었다, 몸이 가벼워진 느낌이다 등 다양한 긍정적인 변화가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약물 작용이 아니라, 성기능 개선을 통해 얻는 정서적 안정과 심리적 자신감의 회복이 가져오는 결과입니다. 시알리스는 바로 그 가능성을 열어주는 열쇠입니다.
물론, 시알리스는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되며,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적절한 용량과 복용 방법을 전문가와 상의한 후 결정해야 합니다. 특히 심혈관계 질환이나 간신장 기능에 이상이 있는 경우, 혹은 질산염 성분이 포함된 약물을 복용 중인 경우에는 시알리스 사용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시알리스를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진단과 상담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는 약물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불필요한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한 중요한 과정입니다.
또한 시알리스는 식사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기 때문에 복용의 자유도가 높습니다. 어떤 식사를 하든지 약물의 흡수나 효과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생활 패턴을 고려했을 때 매우 유용한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복용 후 30분에서 1시간 이내에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고, 그 효과는 최대 36시간까지 지속되기 때문에, 하루 중 어떤 시간에도 자연스럽게 성생활을 즐길 수 있습니다.
이제는 성기능 저하를 감추거나 무시할 이유가 없습니다. 오히려 당당하게 관리하고 회복해야 할 건강 문제로 인식해야 합니다. 당신이 지금 내리는 선택은 단지 오늘 하루를 위한 결정이 아니라, 내일과 그 이후의 삶에 활력을 불어넣는 시작점입니다. 시알리스는 그 여정을 함께할 수 있는 과학적이고 안전한 파트너입니다. 부부 관계에 대한 불안, 남성으로서의 자신감 저하, 삶의 무기력함 등 다양한 고민의 중심에 발기력 저하가 자리하고 있다면, 지금이 바로 선택해야 할 때입니다.
당신이 오늘 시알리스를 선택하는 순간, 내일의 활력은 분명히 달라질 것입니다. 삶의 질은 관계에서 시작되고, 관계의 중심은 신뢰와 친밀감에서 비롯됩니다. 시알리스는 바로 그 친밀함을 회복하고, 당신의 관계를 다시 연결시키는 중요한 열쇠입니다. 이는 단지 성생활의 회복이 아니라, 정서적 안정, 자존감, 삶의 만족도를 함께 높여주는 변화의 시작이 될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 모든 변화는 단 한 번의 결단에서 출발한다는 점입니다. 그 결단이 바로 당신이 오늘 내리는 선택, 시알리스와 함께하는 여정입니다. 더 이상 망설이지 마십시오. 발기부전은 감추어야 할 병이 아니라, 관리해야 할 건강입니다. 당신의 내일은 오늘보다 더 활기차고 생기 있을 수 있습니다. 그 첫걸음은 시알리스로부터 시작됩니다. 과학은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당신의 선택만이 남아 있습니다.
미국산 비닉스 유통기한은 제품마다 다를 수 있으므로 구매 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정품이 아닐 경우 효과가 떨어질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미국산 시알리스 팔팔은 강한 지속력으로 유명하며, 많은 남성이 선호하는 제품입니다. 또한, 미국산 시알리스 효과는 최대 36시간까지 지속될 수 있어 자연스러운 관계를 원하는 분들에게 적합합니다. 미약 디시에서도 다양한 후기를 찾아볼 수 있으며, 개인별 경험이 다르므로 신중한 선택이 필요합니다. 안전한 사용으로 최상의 효과를 경험하세요. 하나약국 전문가와 상담해보세요.
기자 admin@seastorygame.top
박성진(이하 가명)씨가 직접 담근 파김치, 홍갓김치를 들고 2025년 11월24일 이명호씨 집을 방문했다. 성진씨는 사람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 후유증으로 몸이 불편해 밥 짓는 것 외에 다른 요리를 할 수 없는 명호씨를 위해 늘 반찬을 챙겨주고 있다. 김진수 선임기자
치매를 앓는 노인, 발달장애 또는 정신장애, 뇌병변장애, 지체장애가 있는 아동과 성인, 그 외 거동이 불편한 사람, 암환자 같은 중증질환자, 여기에 은둔 청년까지. 한국 사회에서 돌봄이 필요한 이들로 우리에게 익숙한 사람들이다. 휴 손오공릴게임 일 없이 이들을 돌보는 개인 또는 가족의 삶도 돌봄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까지 사회적 논의가 진전됐다.
하지만 가족에게조차 아프다는 말을 못하고 고립된 삶을 사는 사람들의 생애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 사회가 강제한 낙인 때문에 의료인도 간병인도, 심지어 가족조차 돌보려 하지 않는 사람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인(이하 감염인), 즉 ‘HIV 야마토게임다운로드 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이 바로 그들이다. 하지만 감염인의 삶이 침묵에 짓눌리지 않도록 얼굴을 마주 보며 손을 내민 사람들이 있다. 동료 감염인이다. 2025년 세계 에이즈의 날(12월1일)을 맞아 ‘서로돌봄’으로 연결된 감염인들의 이야기를 그러모았다. _편집자
“너 통 어딨어?”
박성진(57·이하 가명)씨가 이명호(55 알라딘게임 )씨 집에 오자마자 외투를 벗고 부엌으로 향했다. 2025년 11월24일 오전 11시께 명호씨 집을 방문한 성진씨는 한 손에 종이봉투 두 개를 들고 있었다. 봉투 안에서 파김치와 홍갓김치가 든 비닐봉지를 꺼낸 성진씨가 찾은 건 김치통이었다.
명호씨가 작은방에 들어가서 플라스틱통 3개를 들고나왔다. “에이, 통 다 여기 있었네. 어디 갔나 릴게임사이트추천 했더니.” 원래 성진씨 집에 있어야 했나보다. “드리려고 했는데….” 명호씨 목소리가 작아졌다. 하지만 성진씨 뒷모습을 바라보는 그의 표정은 밝았다. 명호씨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박성진씨(왼쪽)가 직접 담근 파김치와 홍갓김치를 들고 2025년 11월24일 이명호씨 집을 방문 오션파라다이스게임 해 김치를 플라스틱통에 담고 있다. 김진수 선임기자 jsk@hani.co.kr
파김치·멸치볶음 ‘뚝딱’… 새로운 ‘가족’
성진씨가 김치를 통에 담아 냉장고 안에 넣었다. 한 달 정도 먹을 수 있는 양이다. 평소에도 명호씨가 가장 좋아하는 가지무침뿐만 아니라 꽈리고추멸치볶음, 도라지무침, 열무김치 등 여러 반찬을 뚝딱 만들어 나눠주는 성진씨. 그가 늘 곁에 있어 명호씨는 든든하다. “성진이 형은 저한테 가족이에요.”
두 사람의 관계는 ‘서로돌봄’을 통해 더욱 끈끈해졌다. ‘돌봄에 관심과 의지가 있는 감염인이 일정한 교육을 받고 돌봄활동가가 되어 돌봄이 필요한 감염인을 돕는다.’ 이것이 사단법인 함께서봄이 2022년 시작한 서로돌봄 사업의 기본 구조다. 매년 15명 안팎의 감염인이 돌봄활동가가 되어 50명 안팎의 감염인에게 필요한 돌봄을 제공하고 있다.
서로돌봄 지원을 받는 감염인 대부분은 가족 교류가 매우 제한됐거나 단절됐고,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서 별다른 소득이 없다. 또 불안정노동을 오래 했다. 1970년생인 명호씨의 삶도 길목마다 굴곡이 있었다.
아버지는 초등학교를 졸업한 명호씨를 중학교 대신 공장으로 보냈다. 친구가 운영하는 공장이었다. 아버지는 “공장일 하면서 야간 중학교에 다니면 된다. 내 친구가 보내줄 거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도저히 학교에 다닐 수 없었다. 학교에 가는 날보다, 아침 6~7시에 일어나 식당에서 밥 먹고 출근해서 커피로 잠을 내쫓으며 자정 넘어서까지 일하는 날이 훨씬 많았다.
명호씨를 괴롭힌 건 또 있었다. “20~30명이 한방에서 함께 지내는 기숙사에서 제가 제일 어렸어요, 14~15살 때였으니까. 형들 품에서 자는데, 그땐 몰랐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때 형들도 한창 몸이 뜨거울 나이고, 저는 그때 정신이 없었고 어렸으니까….” 명호씨는 성적 학대와 다름없는 환경에 무방비로 놓여 있었다.
퇴직금도 못 받고 18살 때쯤 공장을 떠난 명호씨의 20~30대도 안정과는 거리가 멀었다. 20대 후반까지 서울, 광주, 부산의 술집에서 일하며 떠돌았다. 술집에서 숙식하거나 사우나, 찜질방에 자면서 지냈다. 일을 마친 새벽엔 피시(PC)방에서 미친 듯이 게임을 했다. 게임은 명호씨가 유일하게 사람대접을 받는 활동이었다. 밥도 잘 안 먹고 날밤을 새우는 날이 다반사였다. ‘딱 40대까지만 살자’고 마음먹고 몇 번 죽으려고도 했다. 그러다 42살 때쯤 뇌출혈로 쓰러졌다. 명호씨는 그제야 HIV 감염 사실을 알았다.
가장 불안한 ‘의료차별’에 함께 맞서고
명호씨가 쓰러져서 구급차에 실려 병원에 이송될 때였다. 구급대원이 보호자 연락처를 물었다. 부모 집 전화번호를 알려줬다. 하지만 집에서 돌아온 대답은 “그런 사람 모른다”였다. 명호씨는 가족과 단절된 상태에서 치료와 재활 등을 이유로 요양병원과 사회복지시설에서 10여 년 동안 갇혀 지냈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갈 곳이 없었다.
감염 이후 뇌병변 후유증으로 반마비 증상이 있고, 발음이 부정확하고, 시력이 떨어진 명호씨는 유수선(세례명 수산나) 초원장학회 이사장의 도움으로 시설을 탈출해 서울에서 살기 시작했다. 유 이사장이 마련한 감염인들의 밥상 모임에서 명호씨는 성진씨를 만났다.
“처음엔 (성진) 형한테 도움받는 게 껄끄러웠어요. ‘나한테 왜 그러지? 뭔가 바라나?’ 이런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런데 형이 ‘넌 당연히 도움을 받아야 해’라고 말하는 거예요. 이런 사람 처음이었어요. 형이 고비 때마다 절 도왔어요.” 명호씨가 물이 새는 반지하 가구에서 벗어나 새집으로 이사한 것도 성진씨가 도와준 덕분이었다.
성진씨가 돌봄활동가가 된 이유는 복잡하지 않았다. 명호씨 같은 감염인이 처한 현실을 외면할 수 없었다. “제가 아파봤으니까, (상대방이) 아픈 걸 잘 알아요. 제가 아팠을 때 누군가의 도움이 정말 필요했고, 제가 감염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혼자 힘들어할 때 누군가 나에게 이런 걸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거든요.”
서로돌봄이 제공하는 돌봄에는 병원 동행, 방문 돌봄, 주거환경 개선, 먹거리·주거비·의료비 지원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병원 동행이 많다. HIV 감염 후유증으로 인한 반마비, 인지장애, 시력 저하 등을 이유로 이동이 어려운 감염인을 병원에 데려간다. 더 큰 이유는 의료차별에 맞서기 위해서다. 감염인은 병원에 갈 때 진료나 치료를 거부당하지 않을까, 자신의 감염 사실이 알려지지 않을까 불안해한다. 그래서 병원에 갈 때 가장 불안하고 예민해진다. 이때 돌봄활동가가 보호자 역할을 하고, 필요하면 의사와의 싸움도 마다하지 않는다.(책 ‘돌봄의 상상력’ 참고)
“제가 돌보는 감염인 가운데 쪽방촌에 사는 분이 계신데 눈이 조금 안 좋으세요. 같이 안과에 갔는데, 나이도 일흔이 넘으시고 해서 의사가 묻는 말에 대답을 잘 못했어요. 의사 입장에서 짜증이 날 수도 있겠죠. 이분이 ‘왜 이렇게 눈이 아플까요’ 물었어요. 그런데 의사가 확 짜증을 내면서 ‘HIV 때문에 그런 거잖아요!’ 그렇게 답하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정색하며 ‘선생님, 그 말 확신하세요? 바이러스 때문이라고 확신하세요?’ 두 번 딱 물으니까, 의사가 ‘내가 잘못 말했다’고 사과했어요.” 성진씨의 말이다. 이처럼 돌봄활동가는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나’(돌봄이 필요한 감염인)를 지키는 사람이다.
사단법인 함께서봄이 2022년 ‘서로돌봄’ 돌봄활동가 양성 교육을 할 때 각자가 생각하는 ‘돌봄’이 무엇인지를 표현하는 시간이 있었다. 한 돌봄활동가에게 돌봄은 ‘향수’였다. 함께서봄 제공
감염인의 돌봄을 가장 선호하는 이유
감염인의 의료차별 문제는 지금도 심각하다. 한국HIV/AIDS감염인연합회 KNP+가 2024년 감염인 799명의 응답을 분석해 발표한 ‘HIV 감염인 의료서비스 이용 경험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별도의 기기나 공간 사용 △병원 직원의 수군거림 △채혈실 직원의 부정적 태도 △협진시 의료진의 부정적 태도 △수술 또는 시술 거부 등을 하나라도 경험한 응답자 비율은 51.9%였다.
지금도 의료기관이 감염인을 상대로 수술을 거부하거나 치과 치료를 거부하고, 감염 사실을 타인에게 누설하는 인권침해 행위를 바로잡아달라는 진정이 국가인권위원회에 제기되고 있다. 그때마다 의료기관은 ‘전문 인력과 장비, 시설이 없다’는 핑계를 댄다. 그러나 질병관리청이 발행한 ‘HIV 감염인 진료를 위한 의료기관 길라잡이’와 ‘HIV/AIDS 관리지침’을 종합하면, 감염인에 대한 진료나 수술시 의료진과 환자의 보호를 위해 감염인뿐 아니라 모든 환자에게 의료기관이 적용하는 일반적 감염관리 원칙(표준주의 원칙)만 준수하면 된다. 즉 다른 환자를 수술할 때와 마찬가지로 수술복과 장갑, 방수옷, 안면 가리개 등 보호구를 착용하고 손 위생 관리, 세척과 소독, 안전한 주사 행위 등에 주의를 기울이면 된다. 감염인을 수술하기 위해 추가해야 하는 장비나 시설은 없다.
또 다른 돌봄활동가인 최성훈(56)씨는 가족과 함께 생활하는 감염인의 보호자 역할을 맡고 있다. “배우자와 자녀랑 같이 사는 감염인이 있어요. 이분이 위도 안 좋고, 건강 문제로 1년에 두세 번 주기적으로 수면 내시경 검사를 받아요. 그때마다 보호자 동반이 꼭 필요해서 저한테 연락하세요. 집에서는 이분이 수면 내시경 검사를 받는다는 사실 자체를 몰라요. 아예 말을 안 했거든요. 혹시라도 가족이 보호자로 의사에게 찾아가 무슨 문제가 있냐 물어보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감염 사실이 드러나는 것이 두렵다고 하셨어요. 그런 위험을 완전히 차단하려고 가족에게 아예 말을 안 한 거죠.”
비감염인이 감염인의 감염 사실을 알면서 돌보는 일은 드물다. 감염인도 비감염인에게 돌봄을 받는 게 편하지 않다. 한국HIV/AIDS감염인연합회 KNP+가 2021년 ‘HIV 감염인 나이듦-돌봄 욕구 모니터링 조사’를 하며 감염인 42명에게 ‘어떤 사람이 돌봄을 제공했으면 좋겠는가’를 물었다. 감염인 지인(동료 감염인) 선호도가 가장 높았다(37.5%). 그다음이 감염인 돌봄 전담 인력(요양보호사, 장애인 활동지원사, 간병인)이었다(33.3%).
“감염인을 돌보러 가면 항상 저한테 물으세요. ‘혹시 감염인이세요?’ 제가 감염인 당사자인 돌봄활동가로 나온 걸 알면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물으시는 거죠. 같은 감염인이면 아무래도 편안함을 느끼니까. 감염인은 다른 사람한테 자기 속마음을 얘기 못해요. 감염 사실이 알려지는 게 죽기보다 싫거든요. 혹시라도 비감염인 돌봄 전담 인력이 와서 내 비밀(감염 사실)을 알고 다른 사람에게 얘기하고, 그러면서 동네에 소문이라도 나면 큰일 나니까. 사는 집에서 쫓겨날 수도 있으니까요.” 돌봄활동가 김병철(56)씨의 말이다.
사단법인 함께서봄이 2022년 ‘서로돌봄’ 돌봄활동가 양성 교육을 할 때 각자가 생각하는 ‘돌봄’이 무엇인지를 표현하는 시간이 있었다. 한 돌봄활동가에게 돌봄은 ‘실뜨기 놀이’였다. 함께서봄 제공
나에게 돌봄은 ‘실뜨기 놀이’ ‘향수’ ‘포옹’
‘나에게 돌봄이란?’ 사단법인 함께서봄이 돌봄활동가 양성 교육을 할 때 돌봄을 떠올리며 그림을 그리고, 신문이나 잡지를 오려 판자에 붙이며 짧게 글을 쓰는 시간이 있었다. 어떤 돌봄활동가에게 돌봄은 ‘실뜨기 놀이’였고, ‘향수’였으며, ‘허그’(포옹)였고, ‘친구’였다.
“우리 각자 힘들게 살고 혼자 살잖아요. 둘이 놀이하는 거죠. 둘이 만나서 위로와 위안을 주고. 이 실뜨기가 문제를 해결하잖아요. 인생의 문제를 각자 해결하면서 동등한 위치에서 실뜨기 놀이같이 위안과 공감을 가진다고 생각해요.”(실뜨기 놀이)
“향수를 뿌리면 다른 사람들도 기분이 좋아지잖아요. 서로 돌보는 모습을 보면 사람들이 기분이 좋아지고, 향이 퍼지는 것처럼 선한 영향력이 퍼진다고 생각해요.”(향수)
사단법인 함께서봄이 2022년 ‘서로돌봄’ 돌봄활동가 양성 교육을 할 때 각자가 생각하는 ‘돌봄’이 무엇인지를 표현하는 시간이 있었다. 한 돌봄활동가에게 돌봄은 ‘허그’(포옹)였다. 함께서봄 제공
“우리가 말 못할 사정이 많이 있잖아요. 서로가 정말 진실한 가슴으로 안아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취지로 이렇게 만들었습니다.”(허그)
“집에 있으면 이야기할 사람이 없고 강아지하고 식물하고 이야기하는 분이 있는데, 제가 돌봄을 시작하면서 이분에 대해 ‘오늘은 잘 주무셨는지, 기분이 어떠신지’ 물어볼 수 있고 그분이 얘기할 수 있다는 게 저는 참 좋았어요. 거리가 멀면 힘들지만 그래도 만나면 안심되고, 상당히 좋아서, 그래서 저에게 돌봄은 친구 같고, 기다림이고, 만남이에요.”(친구)
현재 질병관리청에서도 감염인 지원사업을 하고 있다. 진료비 지원, 의료기관 상담 지원, 입원·치료 중인 감염인을 위한 간병 지원, 감염인 가정에서의 재가복지 지원, 입원 치료 뒤 퇴원하거나 단기 주거가 필요한 감염인을 위한 쉼터 운영 등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 비감염인 실무자에 의해 진행되고 있고, 감염인 참여가 매우 제한돼 있다. 그 결과 감염인은 정부 지원 사업에서 ‘사업 대상’으로만 여겨질 뿐 한 사람의 인격체로 온전히 존중받는 경험을 하기 어렵다.
그러나 한 사람의 인생이 오로지 수명의 지속으로만 요약될 수는 없다. 감염인은 지원사업 대상에 머물며 ‘그저 살아 있는’ 사람이 아니라 ‘가치 있는 삶’을 살 권리가 있는 존재다. 돌봄활동가들은 자기 앞에 놓인 감염인을 보살폈고, 이들의 실천 속에 돌봄이 필요한 감염인의 몸은 함부로 파괴되게 둘 수 없는 것, 손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좋은 삶의 가능성을 품은 생명으로 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사람 사이의 관계 속에서 의미 있는 존재로 회생하고 있다.(책 ‘휘말린 날들’ 참고)
“저도 감염인으로 살아가면서 힘들죠. 힘들지만 나보다 더 힘든 사람에게 내가 그나마 도움을 주고, 그 사람들한테 내가 도움을 받을 수도 있고, 그런 게 좋아요. 그리고 제가 또 건강해지더라고요. (돌봄활동가로) 활동을 하니까. 그분들도 건강해지고, (표정이랑 성격도) 밝아지고. 왜 그러냐면, 이제는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도움을 요청할 통로가 생겼잖아요. 저도 덕분에 밝아지고요.” 성훈씨의 말이다.
병철씨도 보람을 느꼈다. “서로 ‘윈윈’하는 것 같아요. 제가 백수인데, 일이 없을 땐 집에만 있어요. 기분이 안 좋아요. 그런데 돌봄도 일이잖아요. 덕분에 밖에 나갈 수 있어요. 바람도 쐴 수 있고. 또 (돌봄이 필요한 감염인을 만나서) 둘이 같이 얘기할 수 있고, 필요한 정보도 서로 교환하고, 그분도 저랑 같이 병원에 가니까 심심하지 않고.”
이 점이 서로돌봄이 다른 돌봄 모델(장애인 활동지원, 노인 장기요양 등)과 다른 점이다. 겉으론 돌봄활동가와 돌봄 필요인으로 나뉘지만 두 행위가 뒤섞이며 서로의 삶을 지탱하는 관계망을 형성한다. 돌봄 제공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에게 속하고, 그래서 서로의 존재에 관여할 수밖에 없는 공동체를 만든다. 이 관계에서 HIV 감염은 낙인이 아니라 서로를 연결하는 힘이다.(책 ‘휘말린 날들’ 참고) 성진씨의 말이 이를 함축한다. “저에게 돌봄은 ‘돌본다’는 개념보다는, ‘같이 살아간다’는 개념에 가까워요.”
박성진씨(오른쪽)와 이명호씨가 2025년 11월3일 전남 담양군으로 함께 여행을 가서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을 걷고 있다. 박성진 제공
감염인과 비감염인이 함께하는 돌봄으로
감염인이 필요로 하는 것은 주기적으로 만날 수 있는 관계, 집 밖으로 나가 안심하고 방문할 수 있는 곳, 함께 식사하면서 소소한 일상을 확인하고 안부를 묻는 일이다. 감염인 경험의 결을 이해하고 함께 살아가고자 한다면 비감염인도 충분히 돌봄을 제공할 수 있고, 이를 통해 감염인과 비감염인이 함께하는 돌봄으로 나아가는 것이 서로돌봄 사업의 궁극적인 목표다. 이를 위해 함께서봄은 감염인이 어느 지역에 살든 필요한 돌봄을 충족할 수 있도록 병원을 비롯해 여러 기관을 방문하며 지역사회 돌봄망을 짜고 있다. 정부가 손 놓은 지점이다.
명호씨는 벌써 2026년 1월을 기다리고 있다. 경남 통영으로 놀러 갈 예정이다. 늘 그랬듯 ‘성진이 형’, 그리고 오랜 기간 알고 지낸 동생인 재민(49)과 함께 여행을 간다. “지금은 가족이 꽤 많아졌어요. 성진이 형도 있고, 재민이도 있고, 수산나 선생님도 있고…. 제가 살 수 있는 원동력이에요.”
오세진 기자 5sjin@hani.co.kr
치매를 앓는 노인, 발달장애 또는 정신장애, 뇌병변장애, 지체장애가 있는 아동과 성인, 그 외 거동이 불편한 사람, 암환자 같은 중증질환자, 여기에 은둔 청년까지. 한국 사회에서 돌봄이 필요한 이들로 우리에게 익숙한 사람들이다. 휴 손오공릴게임 일 없이 이들을 돌보는 개인 또는 가족의 삶도 돌봄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까지 사회적 논의가 진전됐다.
하지만 가족에게조차 아프다는 말을 못하고 고립된 삶을 사는 사람들의 생애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 사회가 강제한 낙인 때문에 의료인도 간병인도, 심지어 가족조차 돌보려 하지 않는 사람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인(이하 감염인), 즉 ‘HIV 야마토게임다운로드 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이 바로 그들이다. 하지만 감염인의 삶이 침묵에 짓눌리지 않도록 얼굴을 마주 보며 손을 내민 사람들이 있다. 동료 감염인이다. 2025년 세계 에이즈의 날(12월1일)을 맞아 ‘서로돌봄’으로 연결된 감염인들의 이야기를 그러모았다. _편집자
“너 통 어딨어?”
박성진(57·이하 가명)씨가 이명호(55 알라딘게임 )씨 집에 오자마자 외투를 벗고 부엌으로 향했다. 2025년 11월24일 오전 11시께 명호씨 집을 방문한 성진씨는 한 손에 종이봉투 두 개를 들고 있었다. 봉투 안에서 파김치와 홍갓김치가 든 비닐봉지를 꺼낸 성진씨가 찾은 건 김치통이었다.
명호씨가 작은방에 들어가서 플라스틱통 3개를 들고나왔다. “에이, 통 다 여기 있었네. 어디 갔나 릴게임사이트추천 했더니.” 원래 성진씨 집에 있어야 했나보다. “드리려고 했는데….” 명호씨 목소리가 작아졌다. 하지만 성진씨 뒷모습을 바라보는 그의 표정은 밝았다. 명호씨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박성진씨(왼쪽)가 직접 담근 파김치와 홍갓김치를 들고 2025년 11월24일 이명호씨 집을 방문 오션파라다이스게임 해 김치를 플라스틱통에 담고 있다. 김진수 선임기자 jsk@hani.co.kr
파김치·멸치볶음 ‘뚝딱’… 새로운 ‘가족’
성진씨가 김치를 통에 담아 냉장고 안에 넣었다. 한 달 정도 먹을 수 있는 양이다. 평소에도 명호씨가 가장 좋아하는 가지무침뿐만 아니라 꽈리고추멸치볶음, 도라지무침, 열무김치 등 여러 반찬을 뚝딱 만들어 나눠주는 성진씨. 그가 늘 곁에 있어 명호씨는 든든하다. “성진이 형은 저한테 가족이에요.”
두 사람의 관계는 ‘서로돌봄’을 통해 더욱 끈끈해졌다. ‘돌봄에 관심과 의지가 있는 감염인이 일정한 교육을 받고 돌봄활동가가 되어 돌봄이 필요한 감염인을 돕는다.’ 이것이 사단법인 함께서봄이 2022년 시작한 서로돌봄 사업의 기본 구조다. 매년 15명 안팎의 감염인이 돌봄활동가가 되어 50명 안팎의 감염인에게 필요한 돌봄을 제공하고 있다.
서로돌봄 지원을 받는 감염인 대부분은 가족 교류가 매우 제한됐거나 단절됐고,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서 별다른 소득이 없다. 또 불안정노동을 오래 했다. 1970년생인 명호씨의 삶도 길목마다 굴곡이 있었다.
아버지는 초등학교를 졸업한 명호씨를 중학교 대신 공장으로 보냈다. 친구가 운영하는 공장이었다. 아버지는 “공장일 하면서 야간 중학교에 다니면 된다. 내 친구가 보내줄 거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도저히 학교에 다닐 수 없었다. 학교에 가는 날보다, 아침 6~7시에 일어나 식당에서 밥 먹고 출근해서 커피로 잠을 내쫓으며 자정 넘어서까지 일하는 날이 훨씬 많았다.
명호씨를 괴롭힌 건 또 있었다. “20~30명이 한방에서 함께 지내는 기숙사에서 제가 제일 어렸어요, 14~15살 때였으니까. 형들 품에서 자는데, 그땐 몰랐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때 형들도 한창 몸이 뜨거울 나이고, 저는 그때 정신이 없었고 어렸으니까….” 명호씨는 성적 학대와 다름없는 환경에 무방비로 놓여 있었다.
퇴직금도 못 받고 18살 때쯤 공장을 떠난 명호씨의 20~30대도 안정과는 거리가 멀었다. 20대 후반까지 서울, 광주, 부산의 술집에서 일하며 떠돌았다. 술집에서 숙식하거나 사우나, 찜질방에 자면서 지냈다. 일을 마친 새벽엔 피시(PC)방에서 미친 듯이 게임을 했다. 게임은 명호씨가 유일하게 사람대접을 받는 활동이었다. 밥도 잘 안 먹고 날밤을 새우는 날이 다반사였다. ‘딱 40대까지만 살자’고 마음먹고 몇 번 죽으려고도 했다. 그러다 42살 때쯤 뇌출혈로 쓰러졌다. 명호씨는 그제야 HIV 감염 사실을 알았다.
가장 불안한 ‘의료차별’에 함께 맞서고
명호씨가 쓰러져서 구급차에 실려 병원에 이송될 때였다. 구급대원이 보호자 연락처를 물었다. 부모 집 전화번호를 알려줬다. 하지만 집에서 돌아온 대답은 “그런 사람 모른다”였다. 명호씨는 가족과 단절된 상태에서 치료와 재활 등을 이유로 요양병원과 사회복지시설에서 10여 년 동안 갇혀 지냈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갈 곳이 없었다.
감염 이후 뇌병변 후유증으로 반마비 증상이 있고, 발음이 부정확하고, 시력이 떨어진 명호씨는 유수선(세례명 수산나) 초원장학회 이사장의 도움으로 시설을 탈출해 서울에서 살기 시작했다. 유 이사장이 마련한 감염인들의 밥상 모임에서 명호씨는 성진씨를 만났다.
“처음엔 (성진) 형한테 도움받는 게 껄끄러웠어요. ‘나한테 왜 그러지? 뭔가 바라나?’ 이런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런데 형이 ‘넌 당연히 도움을 받아야 해’라고 말하는 거예요. 이런 사람 처음이었어요. 형이 고비 때마다 절 도왔어요.” 명호씨가 물이 새는 반지하 가구에서 벗어나 새집으로 이사한 것도 성진씨가 도와준 덕분이었다.
성진씨가 돌봄활동가가 된 이유는 복잡하지 않았다. 명호씨 같은 감염인이 처한 현실을 외면할 수 없었다. “제가 아파봤으니까, (상대방이) 아픈 걸 잘 알아요. 제가 아팠을 때 누군가의 도움이 정말 필요했고, 제가 감염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혼자 힘들어할 때 누군가 나에게 이런 걸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거든요.”
서로돌봄이 제공하는 돌봄에는 병원 동행, 방문 돌봄, 주거환경 개선, 먹거리·주거비·의료비 지원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병원 동행이 많다. HIV 감염 후유증으로 인한 반마비, 인지장애, 시력 저하 등을 이유로 이동이 어려운 감염인을 병원에 데려간다. 더 큰 이유는 의료차별에 맞서기 위해서다. 감염인은 병원에 갈 때 진료나 치료를 거부당하지 않을까, 자신의 감염 사실이 알려지지 않을까 불안해한다. 그래서 병원에 갈 때 가장 불안하고 예민해진다. 이때 돌봄활동가가 보호자 역할을 하고, 필요하면 의사와의 싸움도 마다하지 않는다.(책 ‘돌봄의 상상력’ 참고)
“제가 돌보는 감염인 가운데 쪽방촌에 사는 분이 계신데 눈이 조금 안 좋으세요. 같이 안과에 갔는데, 나이도 일흔이 넘으시고 해서 의사가 묻는 말에 대답을 잘 못했어요. 의사 입장에서 짜증이 날 수도 있겠죠. 이분이 ‘왜 이렇게 눈이 아플까요’ 물었어요. 그런데 의사가 확 짜증을 내면서 ‘HIV 때문에 그런 거잖아요!’ 그렇게 답하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정색하며 ‘선생님, 그 말 확신하세요? 바이러스 때문이라고 확신하세요?’ 두 번 딱 물으니까, 의사가 ‘내가 잘못 말했다’고 사과했어요.” 성진씨의 말이다. 이처럼 돌봄활동가는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나’(돌봄이 필요한 감염인)를 지키는 사람이다.
사단법인 함께서봄이 2022년 ‘서로돌봄’ 돌봄활동가 양성 교육을 할 때 각자가 생각하는 ‘돌봄’이 무엇인지를 표현하는 시간이 있었다. 한 돌봄활동가에게 돌봄은 ‘향수’였다. 함께서봄 제공
감염인의 돌봄을 가장 선호하는 이유
감염인의 의료차별 문제는 지금도 심각하다. 한국HIV/AIDS감염인연합회 KNP+가 2024년 감염인 799명의 응답을 분석해 발표한 ‘HIV 감염인 의료서비스 이용 경험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별도의 기기나 공간 사용 △병원 직원의 수군거림 △채혈실 직원의 부정적 태도 △협진시 의료진의 부정적 태도 △수술 또는 시술 거부 등을 하나라도 경험한 응답자 비율은 51.9%였다.
지금도 의료기관이 감염인을 상대로 수술을 거부하거나 치과 치료를 거부하고, 감염 사실을 타인에게 누설하는 인권침해 행위를 바로잡아달라는 진정이 국가인권위원회에 제기되고 있다. 그때마다 의료기관은 ‘전문 인력과 장비, 시설이 없다’는 핑계를 댄다. 그러나 질병관리청이 발행한 ‘HIV 감염인 진료를 위한 의료기관 길라잡이’와 ‘HIV/AIDS 관리지침’을 종합하면, 감염인에 대한 진료나 수술시 의료진과 환자의 보호를 위해 감염인뿐 아니라 모든 환자에게 의료기관이 적용하는 일반적 감염관리 원칙(표준주의 원칙)만 준수하면 된다. 즉 다른 환자를 수술할 때와 마찬가지로 수술복과 장갑, 방수옷, 안면 가리개 등 보호구를 착용하고 손 위생 관리, 세척과 소독, 안전한 주사 행위 등에 주의를 기울이면 된다. 감염인을 수술하기 위해 추가해야 하는 장비나 시설은 없다.
또 다른 돌봄활동가인 최성훈(56)씨는 가족과 함께 생활하는 감염인의 보호자 역할을 맡고 있다. “배우자와 자녀랑 같이 사는 감염인이 있어요. 이분이 위도 안 좋고, 건강 문제로 1년에 두세 번 주기적으로 수면 내시경 검사를 받아요. 그때마다 보호자 동반이 꼭 필요해서 저한테 연락하세요. 집에서는 이분이 수면 내시경 검사를 받는다는 사실 자체를 몰라요. 아예 말을 안 했거든요. 혹시라도 가족이 보호자로 의사에게 찾아가 무슨 문제가 있냐 물어보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감염 사실이 드러나는 것이 두렵다고 하셨어요. 그런 위험을 완전히 차단하려고 가족에게 아예 말을 안 한 거죠.”
비감염인이 감염인의 감염 사실을 알면서 돌보는 일은 드물다. 감염인도 비감염인에게 돌봄을 받는 게 편하지 않다. 한국HIV/AIDS감염인연합회 KNP+가 2021년 ‘HIV 감염인 나이듦-돌봄 욕구 모니터링 조사’를 하며 감염인 42명에게 ‘어떤 사람이 돌봄을 제공했으면 좋겠는가’를 물었다. 감염인 지인(동료 감염인) 선호도가 가장 높았다(37.5%). 그다음이 감염인 돌봄 전담 인력(요양보호사, 장애인 활동지원사, 간병인)이었다(33.3%).
“감염인을 돌보러 가면 항상 저한테 물으세요. ‘혹시 감염인이세요?’ 제가 감염인 당사자인 돌봄활동가로 나온 걸 알면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물으시는 거죠. 같은 감염인이면 아무래도 편안함을 느끼니까. 감염인은 다른 사람한테 자기 속마음을 얘기 못해요. 감염 사실이 알려지는 게 죽기보다 싫거든요. 혹시라도 비감염인 돌봄 전담 인력이 와서 내 비밀(감염 사실)을 알고 다른 사람에게 얘기하고, 그러면서 동네에 소문이라도 나면 큰일 나니까. 사는 집에서 쫓겨날 수도 있으니까요.” 돌봄활동가 김병철(56)씨의 말이다.
사단법인 함께서봄이 2022년 ‘서로돌봄’ 돌봄활동가 양성 교육을 할 때 각자가 생각하는 ‘돌봄’이 무엇인지를 표현하는 시간이 있었다. 한 돌봄활동가에게 돌봄은 ‘실뜨기 놀이’였다. 함께서봄 제공
나에게 돌봄은 ‘실뜨기 놀이’ ‘향수’ ‘포옹’
‘나에게 돌봄이란?’ 사단법인 함께서봄이 돌봄활동가 양성 교육을 할 때 돌봄을 떠올리며 그림을 그리고, 신문이나 잡지를 오려 판자에 붙이며 짧게 글을 쓰는 시간이 있었다. 어떤 돌봄활동가에게 돌봄은 ‘실뜨기 놀이’였고, ‘향수’였으며, ‘허그’(포옹)였고, ‘친구’였다.
“우리 각자 힘들게 살고 혼자 살잖아요. 둘이 놀이하는 거죠. 둘이 만나서 위로와 위안을 주고. 이 실뜨기가 문제를 해결하잖아요. 인생의 문제를 각자 해결하면서 동등한 위치에서 실뜨기 놀이같이 위안과 공감을 가진다고 생각해요.”(실뜨기 놀이)
“향수를 뿌리면 다른 사람들도 기분이 좋아지잖아요. 서로 돌보는 모습을 보면 사람들이 기분이 좋아지고, 향이 퍼지는 것처럼 선한 영향력이 퍼진다고 생각해요.”(향수)
사단법인 함께서봄이 2022년 ‘서로돌봄’ 돌봄활동가 양성 교육을 할 때 각자가 생각하는 ‘돌봄’이 무엇인지를 표현하는 시간이 있었다. 한 돌봄활동가에게 돌봄은 ‘허그’(포옹)였다. 함께서봄 제공
“우리가 말 못할 사정이 많이 있잖아요. 서로가 정말 진실한 가슴으로 안아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취지로 이렇게 만들었습니다.”(허그)
“집에 있으면 이야기할 사람이 없고 강아지하고 식물하고 이야기하는 분이 있는데, 제가 돌봄을 시작하면서 이분에 대해 ‘오늘은 잘 주무셨는지, 기분이 어떠신지’ 물어볼 수 있고 그분이 얘기할 수 있다는 게 저는 참 좋았어요. 거리가 멀면 힘들지만 그래도 만나면 안심되고, 상당히 좋아서, 그래서 저에게 돌봄은 친구 같고, 기다림이고, 만남이에요.”(친구)
현재 질병관리청에서도 감염인 지원사업을 하고 있다. 진료비 지원, 의료기관 상담 지원, 입원·치료 중인 감염인을 위한 간병 지원, 감염인 가정에서의 재가복지 지원, 입원 치료 뒤 퇴원하거나 단기 주거가 필요한 감염인을 위한 쉼터 운영 등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 비감염인 실무자에 의해 진행되고 있고, 감염인 참여가 매우 제한돼 있다. 그 결과 감염인은 정부 지원 사업에서 ‘사업 대상’으로만 여겨질 뿐 한 사람의 인격체로 온전히 존중받는 경험을 하기 어렵다.
그러나 한 사람의 인생이 오로지 수명의 지속으로만 요약될 수는 없다. 감염인은 지원사업 대상에 머물며 ‘그저 살아 있는’ 사람이 아니라 ‘가치 있는 삶’을 살 권리가 있는 존재다. 돌봄활동가들은 자기 앞에 놓인 감염인을 보살폈고, 이들의 실천 속에 돌봄이 필요한 감염인의 몸은 함부로 파괴되게 둘 수 없는 것, 손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좋은 삶의 가능성을 품은 생명으로 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사람 사이의 관계 속에서 의미 있는 존재로 회생하고 있다.(책 ‘휘말린 날들’ 참고)
“저도 감염인으로 살아가면서 힘들죠. 힘들지만 나보다 더 힘든 사람에게 내가 그나마 도움을 주고, 그 사람들한테 내가 도움을 받을 수도 있고, 그런 게 좋아요. 그리고 제가 또 건강해지더라고요. (돌봄활동가로) 활동을 하니까. 그분들도 건강해지고, (표정이랑 성격도) 밝아지고. 왜 그러냐면, 이제는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도움을 요청할 통로가 생겼잖아요. 저도 덕분에 밝아지고요.” 성훈씨의 말이다.
병철씨도 보람을 느꼈다. “서로 ‘윈윈’하는 것 같아요. 제가 백수인데, 일이 없을 땐 집에만 있어요. 기분이 안 좋아요. 그런데 돌봄도 일이잖아요. 덕분에 밖에 나갈 수 있어요. 바람도 쐴 수 있고. 또 (돌봄이 필요한 감염인을 만나서) 둘이 같이 얘기할 수 있고, 필요한 정보도 서로 교환하고, 그분도 저랑 같이 병원에 가니까 심심하지 않고.”
이 점이 서로돌봄이 다른 돌봄 모델(장애인 활동지원, 노인 장기요양 등)과 다른 점이다. 겉으론 돌봄활동가와 돌봄 필요인으로 나뉘지만 두 행위가 뒤섞이며 서로의 삶을 지탱하는 관계망을 형성한다. 돌봄 제공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에게 속하고, 그래서 서로의 존재에 관여할 수밖에 없는 공동체를 만든다. 이 관계에서 HIV 감염은 낙인이 아니라 서로를 연결하는 힘이다.(책 ‘휘말린 날들’ 참고) 성진씨의 말이 이를 함축한다. “저에게 돌봄은 ‘돌본다’는 개념보다는, ‘같이 살아간다’는 개념에 가까워요.”
박성진씨(오른쪽)와 이명호씨가 2025년 11월3일 전남 담양군으로 함께 여행을 가서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을 걷고 있다. 박성진 제공
감염인과 비감염인이 함께하는 돌봄으로
감염인이 필요로 하는 것은 주기적으로 만날 수 있는 관계, 집 밖으로 나가 안심하고 방문할 수 있는 곳, 함께 식사하면서 소소한 일상을 확인하고 안부를 묻는 일이다. 감염인 경험의 결을 이해하고 함께 살아가고자 한다면 비감염인도 충분히 돌봄을 제공할 수 있고, 이를 통해 감염인과 비감염인이 함께하는 돌봄으로 나아가는 것이 서로돌봄 사업의 궁극적인 목표다. 이를 위해 함께서봄은 감염인이 어느 지역에 살든 필요한 돌봄을 충족할 수 있도록 병원을 비롯해 여러 기관을 방문하며 지역사회 돌봄망을 짜고 있다. 정부가 손 놓은 지점이다.
명호씨는 벌써 2026년 1월을 기다리고 있다. 경남 통영으로 놀러 갈 예정이다. 늘 그랬듯 ‘성진이 형’, 그리고 오랜 기간 알고 지낸 동생인 재민(49)과 함께 여행을 간다. “지금은 가족이 꽤 많아졌어요. 성진이 형도 있고, 재민이도 있고, 수산나 선생님도 있고…. 제가 살 수 있는 원동력이에요.”
오세진 기자 5sjin@hani.co.kr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