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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admin@119sh.info
야구와 배구를 넘어 농구 예능이 해외 원정까지 확대되며 방송가에서 '리그형 스포츠 예능'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SBS '열혈농구단'은 필리핀 원정을 전면에 내세워 종목 중심 서사에 기반한 스포츠 예능의 스케일을 한층 넓혔다. 서장훈·전태풍이 이끄는 '라이징이글스'는 국내 훈련을 거친 뒤 현지 팀과 실전 경기에 나설 예정이다.
26일 서울 목동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서장훈은 "웃기기 위한 프로그램이었다면 시작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연예인 농구가 아니라 바다이야기릴게임 성취와 진정성을 담아내려는 기획"이라고 강조했다. 서현석 PD 또한 "농구 특유의 속도와 서사가 예능 안에서 자연스럽게 표현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제작진은 침체된 농구 종목을 전면에 배치하고, 레전드 감독진과 글로벌 팬층을 지닌 아이돌 출연진, 필리핀 원정을 통해 차별화를 시도했다. 서 PD는 "농구는 꾸준히 사랑받아 왔지 릴게임종류 만 예능에서는 충분히 활용되지 않았다"며 "경기력과 서사를 균형 있게 담아 새로운 팬층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스포츠 예능은 지상파·종편·케이블·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전반에서 잇따라 제작되며 핵심 편성 장르로 자리 잡았다. 채널A '야구여왕', MBN '스파이크 워', MBC '신인감독 김연경', SBS '열혈농구단' 등이 릴게임모바일 연이어 등장했고, '뛰어야 산다', '아이엠 복서', '극한84' 등 러닝·격투 기반 예능도 꾸준히 공개되고 있다. 야구·배구·농구·러닝 등 다양한 종목이 비드라마 시간대를 채우며 '종목 기반 리그형 서사'가 뚜렷한 흐름을 이루는 모양새다.
2021년 이후 확산된 '1차 스포츠 예능 붐'도 이러한 흐름에 힘을 보탰다. SBS '골 때리는 모바일바다이야기하는법 그녀들'은 여성 풋살을 대중화했고, JTBC '최강야구'는 독립리그의 경기력을 시즌제로 구성해 직관 매진과 굿즈 판매로 탄탄한 팬덤을 구축했다. 넷플릭스 '피지컬:100' 역시 글로벌 1위를 기록하며 한국형 피지컬 서바이벌 포맷의 확장성을 입증했다. 방송사는 이 같은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종목만 달리한 신규 프로그램을 빠르게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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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야 산다 2' 스틸. MBN 제공
스포츠 예능은 안정적인 편성과 수익 구조를 갖춘 장르로 평가된다. 경기력 기반 서사는 시즌제 편성에 적합하고, 훈련 과정과 순위 변화 등 서사적 장치도 풍부하다. OTT 동시 공개와 스폰서 패키징에도 유리해 유니폼·장비·시설 협찬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경기장 연계 티켓 판매와 굿즈 제작 같은 2차 수익도 발생한다.
시장 변화 역시 제작에 영향을 줬다. 야구·배구는 최근 여성·MZ 관중 증가로 팬층이 확장됐고, KBO와 V리그의 인기 상승은 예능으로 전이되며 방송사의 콘텐츠 전략과 맞물렸다. 종목 단체와 구단은 예능을 마케팅 창구로 활용하며 촬영 지원, 코치진 파견, 경기장 협력 등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연출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최근 스포츠 예능은 웃음보다 경기 전략, 훈련 과정, 성장 서사에 집중한다. '골때녀'는 아마추어 여성 선수들의 팀워크를, 최강야구는 은퇴 선수들의 재도전을, 피지컬:100은 신체 능력과 경쟁 구조를 확장하며 새로운 장르 지형을 만들었다.
다만 경쟁이 과열되면서 우려도 존재한다. 유사 포맷의 반복으로 시청자 피로도가 높아지고, 일부 프로그램은 초반 화제성 이후 성과를 이어 가지 못했다. 비선수 출연자의 부상 위험 등 안전 문제도 지속적으로 제기된다. 특히 여성 스포츠 예능은 경기력 중심 서사와 캐릭터 소비 사이의 균형에 대한 논쟁이 남아 있다. 종목 홍보와 예능적 재미가 충돌할 때 기획 방향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지상파 관계자는 "스포츠 예능은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이지만 리그 육성과 윤리적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며 "종목 산업과 유기적인 윈윈 구조를 만들고,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말에 공개될 신규 프로그램들이 한국형 스포츠 예능의 '2차 붐'을 가를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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