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은 '잠재성장률 제고'이다. 지난 11월 13일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는 대한민국의 국운을 가를 6대 구조개혁을 제시했다. '규제, 금융, 공공, 노동, 연금, 교육' 개혁이 그것이다. 본편에서는 국민연금과 잠재성장률의 관계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던져 보고자 한다.
잠재성장률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는 인구와 자본, 생산성 3가지이다. 이 중 인구의 감소는 확정된 미래이다. 그렇다면 나머지 자본과 생산성 향상을 통해 이를 반전 시켜야 하는데, 한국은행보다 많은 자산을 보유한 국민연금은 한국이 가진 가장 큰 무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현재도 자산이 1,300조 카카오야마토 원을 넘긴 국민연금 기금은 지난 3월 모수 개혁으로 향후 최대 3,600조 원(기금수익률 5.5% 가정)까지 도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한국은 GDP 대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연기금을 보유한 나라라는 지위를 적어도 2060년까지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프랑스나 일본이 겪고 있는 것처럼 국가가 번영하는데 연금만 망하는 나라는 없고, 국 황금성사이트 가가 침몰하는데 연금만 잘 나가는 나라도 있을 수 없다. 그만큼 국가 경제와 공적연금은 한배를 탄 관계이다. 다만 오롯이 국민 가입자가 낸 보험료로 일군 연기금을 정부가 함부로 정책적 목적을 위해 쓴다고 하면 엄청난 반대 여론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정부가 국민연금의 재정 안정에 먼저 기여를 할 필요가 있다.
■ '연금=성장의 적' 릴게임갓 이라는 상식 뒤집기
현재는 국민연금의 급여를 받는 인구나 규모가 적은 편이다. 따라서 전통적인 시각에서 보험료를 올리면 개인과 기업의 가처분소득이 줄어 소비가 위축된다고 본다. 노인 빈곤을 줄이기 위한 복지 비용은 다른 재정에 비해 경제 성장 효과가 낮다고 한다. 기획재정부가 미래 세대와 정부에게 많은 부채를 떠넘기면서도 선제적으로 국민연 사이다쿨접속방법 금에 국고를 쓰지 않으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당장 돈 쓸 데가 한두 군데가 아닌데 왜 기금을 1천조 이상 갖고 있는 국민연금에 재정을 써야 하나?'가 그동안 정부가 보여준 인식이었다.



그러나 이런 인식은 근시안적이다. 국민연금이 이미 적자 상태라면 모를까, 연기금은 여전히 사이다쿨접속방법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고 기금은 여러 곳에 투자돼 보험료 이상의 돈을 벌고 있다. 따라서 연금이 성장의 적이라는 생각은 두 가지 측면에서 비판받을 수 있다.
첫째, 미래 세대의 '소비 기반'을 무시한다. 가입자들이 현재 내는 보험료는 먼 장래에 이들이 갖게 될 소득이다. 특히 향후 노인 인구가 경제활동 인구를 따라잡고 있는 상황에서 은퇴한 노인에게 연금이 없다면, 개인은 빈곤에 빠지고 사회 전체 소비는 급격히 줄어든다. 지금 보험료를 최소로 유지하면 미래 세대는 연금을 지탱하기 위한 높은 보험료 부담에다가 소비 위축으로 인한 경기 악화라는 이중고를 겪을 가능성이 커진다.
둘째는 재정의 집행을 꼭 정부가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다. 정부가 국민연금에 국고를 투입한다고 해서 이 돈이 금고에 갇히는 것은 아니다. 국민연금은 이미 국채·주식·대체투자를 통해 한국 경제에 중요한 자금 공급자 역할을 하고 있다. 일부 자금은 다양한 펀드로 만들어져 벤처기업이나 인프라 투자에 흘러가기도 한다. 지금은 오히려 국민연금이 이런 투자를 국내보다 해외에서 많이 한다는 비판이 나올 정도이다.



국민연금은 전체 자산의 60% 이상을 해외에 투자한다


■ 기금 고갈 걱정을 없애면, 국민연금은 '슈퍼 재정정책'이 된다.
국민연금이 장기적으로 건강해지려면 미래 보험료를 낼 젊은 세대가 안정적인 소득 기반을 갖고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국민연금이 미래 먹거리 산업에 투자하고 젊은 세대의 일자리를 늘려주는 방향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물꼬를 터주는 게 필요하다. 이게 바로 정부가 고민할 일이고, 그러기 위해서 장래 기금 고갈의 위험을 막기 위한 국고 투입이 필요한 이유이다. 국민연금이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높이는 방향으로 투자에 나선다면, 단기적이고 선심성 예산을 쓰는 정부보다 경제성장을 위해 더 장기적인 안목의 투자를 할 수도 있지 않을까.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투자를 늘리지 못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국내 증시에서 국민연금 비중이 너무 높기 때문에 나중에 주식을 팔아야 할 경우 수익률을 까먹고 경제에도 충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금이 고갈될 위험이 없어 주식을 팔아야 할 필요가 없어진다면 어떨까? 팔더라도 아주 오래 천천히(고령화 문제가 해소되는 2100년 전후) 조금씩 팔아도 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지금처럼 기금 고갈이 확정된 미래라면 국민연금은 증시 규모가 훨씬 큰 미국 등 해외 증시에 투자하는 게 더 안전하다. 다시 말해 '기금을 고갈시키지 않겠다는' 국가 전략이 세워져야 국민연금을 폐지하라는 청년세대의 비판도 줄어들 뿐 아니라, 국민연금이 안심하고 국내 경제 성장을 위해 본격적인 투자에 나설 수 있게 된다.
세계 3대 기금인 국민연금이 자기 자산의 10%만 국내 투자를 늘린다고 해도 이는 130조 원이 넘는다. 이 돈으로 다양한 펀드를 만들면 국내외 금융자본들이 함께 참여하게 되고 실제 투자 가능액은 수백조 원을 만들 수 있다. 최근 정부가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AI 분야 인프라 투자에 국민연금이 앞장설 수도 있다. 국민연금이 일자리 창출과 경제 효과를 키울 수 있는 벤처기업에 투자하고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생산적 금융의 역할을 하는 데도 정부보다 유리할 수 있다. 적정한 수익률만 보장된다면 저출산이나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공공사업에도 나서지 못할 이유가 없다.
■ '국고를 10년간 100조 원 투자하면 2070년에 1,200조 원 생겨'
국민연금 개혁을 위한 논의에서 이제 '국고 투입'은 유효한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국고 투입의 규모에 대해서는 여전히 큰 시각차가 존재하지만 적어도 여당인 민주당 연금 특위 내에서는 재정 투입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국회의원이 많아졌다. 연금의 장기 안정성을 확보해 미래세대와의 형평성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국회 연금개혁특위 민주당 간사인 오기형 의원은 "국민연금 구조개혁을 위해 정부가 GDP의 1% 수준의 국고를 투입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른바 416 개혁안(보험료 4% 인상, 국고 GDP 1% 투입, 기금운용수익률 6% 달성)을 만들면 국민연금 기금을 영원히 고갈시키지 않고 유지할 수 있다'며 "국민연금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 미래세대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해법은 국고 투입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자료 : 민주당 연금개혁특별위원회 토론회 자료집 / 원종현 수탁자책임전문위원장


지난달 13일 민주당 연금특위가 주최한 '국민연금 세대 간 형평성 개선을 위한 국가 재정의 역할'이란 토론회에서는 구체적인 시뮬레이션 결과도 제시됐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 원종현 위원장은 지금부터 정부가 2035년까지 매년 10조 원(총 110조 원)을 국민연금에 투입할 경우, 연기금이 고갈될 것으로 예상됐던 2071년에는 약 1,219조 원(기금운용수익률 6% 가정)을 만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지금껏 정부가 만든 국민연금의 미적립부채(미래세대가 부담해야 할 돈)를 상당히 해소할 수 있는 규모이다.
■ 현재 정부가 돈 없다는 건 미래 정부에게 침 뱉는 격
정부는 지금도 재정이 부족하다고 앓는 소리를 하고 있지만, 미래 한국의 인구를 고려하면 이는 배부른 소리이다. 2072년 한국의 경제활동인구는 약 764만 명으로 예상돼 2022년 경제활동인구(1,860만 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때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경제활동인구와 맞먹는 678만 명이다. 지금이 세금을 걷는 인구가 가장 많을 때라는 얘기다. 미래세대가 겪을 암울한 전망, 그로 인해 국민연금 무용론까지 나오는 걸 고려할 때, 정부는 '지금' 공적연금에 국고 쓰기를 주저해서는 안 된다.
원종현 위원장은 정부가 국고를 투입해 416 연금개혁을 이룰 경우 미래 정부도 매년 GDP의 1%만 공적연금에 쓰면 되지만, 이대로 기금고갈을 방치할 경우 미래 정부는 2050년대 이후 매년 GDP의 6.2%를 국민연금에 쏟아부어야 한다고 계산했다. 베이비 붐 세대가 아직 일을 하는 지금, 정부가 선제적으로 공적연금에 국고를 쓰지 않으면 사실상 미래 정부를 파산시키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또 이때 펼쳐질 노인빈곤 문제와 경기 침체까지 감안하면 정부는 미래 한국에 닥칠 위기를 모른 척해서는 안 된다.



정부가 공적연금에 지금 국고를 투입하면 미래 정부의 부담이 줄어든다. / 민주당 연금개혁특별위원회 토론회 자료집


■ 연금에 대한 정부의 국고 투입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
그동안 정부는 정부가 당연히 해야 할 국민연금의 사각지대 문제나 저소득층 지원, 크레딧 강화 등 여러 일에 소홀했다. 국민연금이 부자(연금가입자가 모은 돈)라는 이유로 국민연금 제도 곳곳에 잠재된 문제점들까지 나 몰라라 해왔던 셈이다. 이처럼 공적연금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일은 정부의 몫이다. OECD도 국민연금 재정에서 정부의 역할이 매우 제한적이었다면 저소득층의 연금 급여를 확충하는 데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정부가 국고 투입을 하지 않았던 명분, 즉 재정이 경제성장의 촉매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일은 정부를 대신해 국민연금에 넘기면 어떨까. 대신 정부는 국민연금의 족쇄인 '기금 고갈'의 위험을 제거해 줘야 한다. 정부가 국고를 투입해 국민연금의 기금 고갈 문제를 없애주면(GIVE), 국민연금은 정부 대신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는 일(TAKE)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국민 주권 정부임을 강조하는 이재명 대통령은 빛의 혁명을 이뤄낸 우리 국민을 '위대한 국민'이라고 칭송하고 있다. 경제 성장 문제를 떠나서도 정부가 이런 위대한 국민의 노후가 비참해지도록 그냥 지켜봐서는 안 될 일이다. <끝>

[국민연금 구조개혁 연속 기획] 국가 경제와 국민연금 함께 갈 수 있을까?

추락한 일본 경제? 한국 앞날이 더 암울하다 [연금 구조개혁]①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8378205
코스피 5000과 국민연금 1300조…‘지수 오르면 판다고?’ [연금 구조개혁]②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8378427
38.9 vs 14.4…‘국장’ 탈출 중인 국민연금 [연금 구조개혁]③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8384656
국민연금, 정화수 떠 놓고 자식 잘되길 빌어야 [연금 구조개혁]④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8388760
‘연금보다 기금’ 잿밥에 더 관심 갖는 연금 지배구조 [연금 구조개혁]⑤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84055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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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원중 기자 (iou@kbs.co.kr) 기자 admin@119sh.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