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이 27일 경기 성남시 네이버 1784에서 열린 '네이버-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 3사 공동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상진 Npay 대표,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 이 의장, 송치형 두나무 회장, 오경석 두나무 대표이사. (사진=산업통상부 제공) 2025.11.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류현주


국내 1위 핀테크 네이버파이낸셜과 국내 1위 코인거래소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기업 결합을 통해 20조원 규모 핀테크 공룡으로 거듭난다. 바다이야기온라인 두 회사 간 혈맹으로 많은 사업분야에서 시너지가 예상되는 가운데, 특히 원화 스테이블 코인 사업 진출 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에이전틱 AI 시대, AI의 결제수단이 될 스테이블코인은 AI와 떼려야 뗄수 없는 관계다.
27일 네이버(NAVER)와 네이버파이낸셜, 두나무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1784 릴게임방법 사옥에서 공동 기자간담회를 열고 AI와 웹3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향후 5년간 1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전날 이사회를 열어 두나무와 포괄적 주식교환 안건을 통과시켰다. 최종 기업 결합이 승인되면 두나무는 네이버파이낸셜의 100% 자회사로 편입되고, 네이버에는 손자회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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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사옥 1784에서 네이버·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가 글로벌 진출 비전을 설명하는 공동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전날에는 각각 이사회를 열고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포괄적 주식 교환을 통해 두나무를 네이버 계열로 편입하는 안을 의결했다. 사진은 이날 공동 기자회견이 열린 경기 성남시 모바일바다이야기 분당구 네이버 1784의 모습. 2025.11.27/사진=뉴스1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는 양사의 구체적인 협의 내용이 공개됐다. 핵심은 원화 스테이블 코인 도입을 통한 글로벌 핀테크 회사로의 성장이다.
국내 최대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그간 증권사 인수 등 금융업 바다이야기꽁머니 진출을 꿈꿨지만 금가(금융-가상자산) 분리 원칙에 따라 뜻대로 사업을 확장하지 못했고 나스닥 상장도 쉽지 않았다. 그러나 국가대표 AI 기술을 보유한 네이버를 통해 스테이블 코인 발행 당위성을 얻고, 직접 발행사업자로 나서면 신사업 통로를 뚫을 수 있다.
네이버 역시 얻는 것이 많다. 네이버파이낸셜은 1등 결제사업자에, 모회사인 네이버는 AI 풀스택 기술을 갖췄지만, 에이전틱 AI 시대 필수로 꼽히는 가상자산(디지털 화폐)을 발행하거나 유통한 경험이 없다. 라이벌인 카카오가 코인을 직접 발행해보고 은행도 있어 원화스테이블 코인 관련 풀라인업을 갖춘 것과 대비된다. 그러나 네이버도 두나무의 손을 잡으면서 그간 핸디캡을 한 번에 만회하게 됐다.
이날 간담회에서 송치형 두나무 회장은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에이전틱 AI는 사용자를 인증하고 대신 결제하는 기능이 필수"라면서 "블록체인 기반 금융 인프라는 낮은 비용, 빠른 정산, 높은 확장성이라는 장점을 바탕으로 AI와 결합하기 최적화돼있다"고 설명했다. 구글의 AP2와 코인베이스의 X402가 대표적인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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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가분리' 원칙 있는데…원화 스테이블 코인, 발행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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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는 블록체인 기술을 가진 두나무가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고, 네이버가 유통, 결제, 확산 등을 맡게 될 것으로 본다. 관건은 진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수 있느냐다. 아직 원화 스테이블 코인 관련법은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그간 가상자산회사는 금융회사를 보유할 수 없는 '금가(금융-가상자산) 분리' 원칙을 엄격히 유지해온만큼 네이버 연합에 예외가 적용될지가 관건이다.

반대하는 이들은 민간업체에 화폐 발행을 허용할 때 발생할 사고를 염려한다. 김상봉 한성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스테이블코인은 화폐랑 똑같아 금융회사가 발행량을 조절하는 등 관리가 필요하고 민간기업에 발행을 맡기면 사고가 날수 있다"면서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테더, 서클 역시 모회사가 금융회사"라고 짚었다.
한국은행도 스테이블코인이 환율 변동성을 키우고 자본 유출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은행 중심의 제한적인 허용을 강조해왔다. 이와 관련 네이버와 두나무 측은 모두 "정부 규제를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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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부가 AI 산업 드라이브를 강력히 걸고 있는 만큼 '규제 샌드박스' 등을 통해 네이버에 새로운 길이 열릴 가능성도 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본은 스테이블코인을 은행 계열이 아닌 핀테크 스타트업에서 발행했고 미국 역시 은행만 발행한다는 규정이 없다"면서 "혁신의 관점에서 보면 비은행부터 열어주는 게 맞고, 대신 지급준비자산이나 상환 의무 등 규율 체계를 엄격히 마련하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와 두나무에 원화 스테이블 코인 시장을 열어줬을 때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도 있다. 네이버의 경우 웹툰, 커머스, AI 등 다양한 서비스가 있어 원화 스테이블 코인 생태계를 정착시키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 사업을 원하는 글로벌 기업이나, 해외 투자자들도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원화 스테이블 코인 발행을 못하더라도 시너지 효과는 확실하다. 강형구 한양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원화 스테이블 코인을 직접 발행하지 못해도 업비트가 1위 거래소인만큼 많은 코인들이 상장을 원하고, 수수료를 내게 될 것"이라며 "네이버가 직접 발행하지 않아도 코인거래소에 상장된 코인들이 네이버 플랫폼에서 거래되도록 유도할 수 있어 코인 생태계의 핵심 사업자로 거듭날 수 있다"고 짚었다.
김소연 기자 nicksy@mt.co.kr